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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해(2010) by 음악사랑





가장 인상적인 장면. 조직 보스 김태원(조성하)은 연변에서 온 면사장(김윤석)을 잡기위해 심복 최성남(이철민)을 비롯한 패거리를 보냅니다.
패거리는 면사장이 묵고있는 호텔의 룸을 급습합니다.
우당당!! 최성남이 눈을 떠보니 바닥은 피칠갑이 되어 있고 면사장은 팬티바람에 도끼를 들고 있습니다.
잠시 후 최성남 혼자 살아남아 소파에 앉아있고 옆방에는 슥삭슥삭 소리가 들리며 뭔가를 봉지에 담고 있습니다.
작업을 끝낸듯 사내 하나가 면사장에게 묻습니다.
"이거 어떻게 할까요?" "대가리 따로 버리고 나머지 개 줘라." 최성남은 일망타진당한 자기 부하의 시체들이 토막토막 분리수거되고 있는 걸 목도한 것입니다! 기세등등하던 최성남은 이런 살풍경에 완전히 제압당해버린 듯 면사장한테 꼬리를 내립니다.


이 장면은 한편으로 그로테스크하면서 또 한편으로 유머러스합니다.
그리고 개장수나 밀입국 브로커 정도로만 소개되었던 면사장이 압도적인 포스를 풍기며 그 존재감을 단박에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.
그리고 촌빨 날리는, 그 논두렁 깡패같은 조선족 조직들의 기이한 아우라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.
저는 이 장면에서 문득 박찬욱 감독의 <복수는 나의 것>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했던 테러리스트를 떠올렸습니다.
오광록을 비롯한 어중이떠중이들이 갑자기 나타나서는 송강호를 처단하는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도 뭐라 말말 수 없는 기이하면서 압도적인 느낌을 줬습니다.
그리고 보면 오광록 패거리나 면사장 패거리나 모두 아나키스트처럼 느껴지도 합니다.
뻔지르르한 기존 질서에 무심한 듯이 한 칼 푹 쑤실 것 같은.



재미있게 봤습니다.
솔직히 이 정도로 재미있는 영화도 흔치 않을 겁니다.
<추격자>보다 못하다고 하는데 저는 그 영화에는 실망한 편이었습니다.
개인적으론 <추격자>는 과대평가받았고, <황해>는 과소평가받은 것 같습니다.
물론<황해>에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.
김구남(하정우)이 살인을 모의하고, 얼떨결에 살인현장에 동참하기까지는 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빼어나지만 신고를 받고온 과하게 많은 경찰들이 짜놓은 포위망, 상식적으론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그 포위망을 따돌리는 장면에선 좀 너무한다 싶었습니다.
이후 김구남이나 면사장은 거의 슈퍼히어로급의 활약을 보여주는데요.
이런 부분은 두루 지적하듯 나홍진 감독의 스케일에 대한 강박과도 연관이 있는 같습니다.



** <강원도의 힘>의 여주인공 오윤홍이 조성하 부인 역으로 나옵니다.
너무 짧게 나와 아쉽더군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