** 사람아, 그건 운명이야 - 배우 박정자의 서푼짜리 고백
* 지은이 : 박정자
* 펴낸곳 : 예음문화재단 02-735-6810
* 초판 발행 : 1993년 10월 11일
초판 5쇄 발행 : 1997년 5월 24일

. 부인을 몇을 거느리고 살아도 마지막엔 음식 잘 해주는 여자더라는 말이 생각난다
. 맛있는 음식보다 영화보는 게 더 좋은 나
. 아내보다 나이가 적은 남편이라고 해서 그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란 말
. 나는 기회란 증발해버리는 것이며 바로 그 순간에 주저하면 다시는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
. 한 남자의 아내라는 그 서글픈 굴레
. 관객들은 무대 위의 배우를 구경하지만 배우도 관객을 본다는 건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것 같다
. 내가 필요할 때와 그 반대의 상황에 그토록 반응이 다를 수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
. 나는 영화배우이기보다는 연극배우로, 탤런트이기보다는 성우로서 대중 속에 묻히고 싶다
. 연극에는 리바이벌이 더러 있다.
그건 좋은 작품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작품을 준비해서 막을 올려봤자 극장 대관은 일주일이 고작인 인색한 현실 때문이기도 하다
. 서양의 햄릿이 우리 정서로 표현되려면 정선아리랑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할 것 같았다
. 관객은 자기가 필요한 만큼만 얻어갈 뿐이다.
그들은 배우를 통해 숨이 탁탁 막힐 것 같은 슬픔을 느끼는 그 순간에도 배우의 개인적 피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
. 여자가 나이를 먹으면 자신이 없어져서 보석을 좋아한다는데
. 박정자의 연기에서 또 한 가지 특기할 것은 대사에 대한 정확한 발성력이다.
우리 말을제대로 못하는 배우가 많다는 것은 우리 연극계의 치명적인 취약점이기도 한데, 어쩌면 박정자의 발성은 수범적이라 할 만큼 호흡과 리듬이 잘 들어맞는다
. 알피니스트에게는 몇 개의 산봉우리를 정복했느냐 하는 기록이 중요하지 않다.
내일도 산을 올라야 하고 산을 오르는 자체가 보람이듯
. 작품 속에 나타난 배역이 다가 아니야. 어떻게 창조하느냐에 달렸지
. 한 배우가 살면서 이 정도의 흔적이라도 남길 수 있다는 건 ..... 그래, 산뜻한 일이었다
(120402Mon.)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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